의정부시청 출신 전직 고위 공무원이 지방선거 국면에서 현직 시장을 상대로 잇따라 고발에 나서면서, 그 배경과 의도를 둘러싼 논란이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퇴직 이후 시민단체를 만든 뒤 김동근 의정부시장 후보 관련 사안을 연이어 문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정치권 안팎의 시선도 엇갈리고 있다.
20일 취재를 종합하면, 의정부시청 4급 서기관 출신인 K 전 국장은 최근 김동근 의정부시장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의정부경찰서에 고발했다.
K 전 국장은 김 후보가 대웅그룹과의 업무협약(MOU) 체결 단계를 마치 대기업 유치가 확정된 것처럼 발표했다며 문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고발까지 포함하면 김 후보를 상대로 한 고발은 모두 다섯 번째다.
앞서 K 전 국장은 올해 1월께 부용천 일대 새해 인사 현수막 게시 과정에서 시 예산과 하천시설물 정비 차량이 활용됐다며 김 후보와 업체 관계자를 공직선거법 및 하천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어 2월께에는 김 후보가 지난해 12월 열린 제40회 회룡문화제 행사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고가의 경품을 제공했다며 공직선거법 및 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또 지난 3월에는 김 후보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종합운동장 개발과 스포츠융합과학고 설립, 시민축구단 창단 등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허위사실 공표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특히 K 전 국장은 자신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캠프 카일'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른 인사 조치와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김 후보를 비롯한 시 관계자 4명을 형사 고소하기도 했다.
이와 별개로 지난 2월에는 현직 시장을 상대로 한 잇단 고소·고발 문제를 지적한 의정부신문 기자까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지역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낳았다. 해당 기자 고소 사건은 현재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된 상태로, 해당 기자는 K 전 국장에 대한 무고죄 고소를 검토 중이다.
문제는 K 전 국장이 퇴직 이후 6·3 지방선거 시기와 맞물려 '의정사 시민연대'라는 시민단체를 만들어 대표직을 맡아 연쇄 고발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개인적인 갈등이나 감정이 얽힌 사안을 선거 국면과 연계해 시민단체 이름으로 반복적인 고발에 나서고, 이를 언론에 공개하며 여론전에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캠프 카일' 도시개발사업, 감사원 감사→검찰 수사→경기도 징계→법적 다툼으로 이어져
이 같은 비판의 배경에는 K 전 국장이 직접 연관됐던 '캠프 카일 도시개발사업' 감사 및 징계 과정도 자리하고 있다.
K 전 국장은 안병용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19년 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균형발전추진단장으로 재직하며 반환 미군공여지인 '캠프 카일 개발사업'을 총괄했다. 이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특정 민간업체 특혜 의혹과 행정 절차상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감사원 감사를 받게 됐다.
감사원은 당시 도시개발구역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에 사업자 지위를 부여한 점과, 이미 지정이 완료된 구역에 다시 구역지정 제안을 수용한 절차 등을 문제 삼았다.
실제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해당 민간업체는 전체 사업부지 13만2108㎡ 가운데 겨우 205㎡(0.16%)만 소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도시개발구역에 포함된 또 다른 사유지 882㎡는 제척(배제)됐다. 감사원은 이 같은 상태에서 해당 민간업체를 구역지정 제안자로 인정한 것이 도시개발법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개발이익 산정 방식 역시 논란이 됐다. 감사원은 민간사업자가 공동주택 분양 수입을 제외한 방식으로 사업이익을 산정했음에도 의정부시가 이를 그대로 수용해 공공기여 규모를 확정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의뢰해 재산정한 결과 총 사업이익은 2,461억원 수준으로 추정됐으며, 공공기여분을 제외할 경우 약 1,872억원 규모의 개발이익이 민간에 귀속될 수 있었다는 결과도 함께 제시됐다.
이 같은 논란 속에 캠프 카일 사업은 한때 '의정부판 대장동'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지역사회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검찰은 감사원의 사건 이첩에 따라 당시 사업 담당 국·과장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후 감사원은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 처분 의견을 의정부시에 통보했고, 경기도 인사위원회는 K 전 국장에 대해 감봉 3개월 징계를 의결했다. 의정부시는 이를 2023년 집행했다.
다만 K 전 국장은 징계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2심에서 승소했다. 지난해 9월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징계 취소 판결은 최종 확정됐다. 이후 K 전 국장은 무보직 상태로 청소년재단에 파견됐다가 지난해 6월 퇴임했다. 감사원이 검찰에 이첩한 관련 사건에 대해서도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조치가 민선 8기 출범 이후 진행됐다는 점에서, K 전 국장이 김 후보에 대한 개인적 감정이 개입된 상태로 잇따라 고소·고발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온다.
이에 더해 징계 취소와 감사원이 이첩한 관련 형사사건의 무죄 판결과는 별개로, '캠프 카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특혜 의혹과 행정 절차상 문제, 관련법 위반 여부, 민간사업자와 일부 관계자 간 유착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K 전 국장이 관련 부서 최고책임자로 재직하던 당시, 설립된 지 한 달여밖에 되지 않은 신생업체와 금오동 소재 한국군 부대인 '5군수지원여단' 개발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배경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편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고발과 폭로전이 시민 피로감만 키우고 있다며, 정책과 비전 중심의 선거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여론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