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선 도전이 드러낸 지방자치의 위기

  • 등록 2026.02.05 23: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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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지방선거를 앞두고 3선 연임 자치단체장의 4선 도전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경험과 안정을 강점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장기 집권이 초래할 구조적 폐해와 연임 제한 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만만치 않다.

 

지방자치단체장의 3선 연임 제한은 장기 집권으로 인한 권력 고착과 행정의 경직을 막기 위해 마련된 최소한의 법적 안전장치다. 이는 개인의 정치 활동을 제한하기 위한 규제가 아니라, 권력이 한곳에 고착되는 것을 방지하고 지방자치가 경쟁과 견제 속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된 제도적 장치다. 권력의 순환과 견제는 지방자치의 핵심 원칙이며, 이 원칙이 흔들릴 때 제도에 대한 신뢰 역시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장기 집권 이후 일정 기간만 경과하면 다시 출마할 수 있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연임 제한은 더 이상 실질적인 통제 장치라 보기 어렵다. 법 조항의 외형은 지켜졌을지 모르나, 권력 견제와 순환이라는 제도의 핵심 정신은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봐야 한다. 장기 집권을 견제하기 위해 마련된 법이 제도 내부에서 손쉽게 우회되는 현실 속에서 연임 제한 제도가 과연 실효적인 통제 장치로 기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재출마 방식이 점차 '관행'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잠시 물러났다 돌아오는' 방식이 반복될수록 3선 연임 제한은 무력화되고, 제도의 취지는 정치적 계산 뒤로 밀린다. 규칙을 존중하기보다 우회를 선택하는 행태가 정치적 관행으로 굳어진다면, 지방자치는 껍데기만 남은 제도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재출마의 명분 역시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장기 재임이 곧 행정의 질을 담보한다는 주장은 경험적으로 입증된 바 없다. 오히려 동일 인물이 권력을 장기간 장악할수록 정책 결정 과정은 폐쇄적으로 흐르고, 견제와 비판은 절차적 형식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이는 개인의 능력 여부와 상관없이 장기 집권이 구조적으로 만들어내는 고질적 폐해다.

 

더 우려되는 대목은 과거 시정 과정에서 이해관계를 공유했던 인사들이 다시 결집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이전의 성과는 과도하게 부각되는 반면, 새로운 인물과 정책은 경쟁의 출발선에 서기도 전에 배제되면서 정치적 경쟁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지방자치는 개인의 정치적 이력을 완성하는 장이 아니다. 권력의 순환이 멈추는 순간 지방자치는 형식만 남은 제도로 전락한다. 지금이라도 4선 도전을 멈춘다면, 시민의 선택권과 지방자치의 원칙을 존중한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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