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젓가락이 더 바빠진다
서툰 젓가락이 더 바빠진다
탱탱·쫄깃… 데친 문어·낙지 '감동의 맛'
음식 에세이 <밥 시> 지은이 얼큰하게 끓인 낙지 샤부샤부 한 냄비. 먹다 보면 속이 확 풀린다. 사진 임우석
얼큰하게 끓인 낙지 샤부샤부 한 냄비. 먹다 보면 속이 확 풀린다. 사진 임우석
"지금 돌문어가 얼마나 맛있는데."
한 달 전쯤이었나? 시장을 함께 봐주던 남편이 생선 가게 수조에서 꿈틀거리는 문어를 구경하며 말했다. 오징어, 낙지, 문어 등 모든 꿈틀거리는 것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좀 뚱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고. "난 문어 별로 안 좋아하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더니, "오늘부터 좋아하게 될 것"이라면서 남편은 돌문어 한 마리를 샀다.
■ 데친 문어
사실 데쳐 먹는 문어에 대한 호기심이 없지는 않았다. 성북동 인근의 오래된 국시집에 가면 메뉴에 꼭 '문어 숙회'가 있고, 국수 값보다 훨씬 비싼 문어 한 접시를 드시는 손님들은 모두들 만족하는 얼굴인 것을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익힌 연체동물의 딱딱해진 질감을 즐길 줄 몰랐다.
영화 볼 때나 야구장 갈 때 오징어 구워서 챙기자는 남편을 이해 못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