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5사단과 터키대사관은 22일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내산리 장승내 일대에서 6․25전쟁 당시 터키군의 장승천 전투를 추모하기 위한 ‘장승천 전투 전적비’ 제막식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최병로 육군5사단장(소장, 육사38기)의 주관으로 오르한 얄만 오칸(ORHAN YALMAN OKAN) 주한터키참사, 김규선 연천군수, 최환철 국방부 문화정책과장 등 2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적비 제막식과 전사자 추모행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추모행사 간에는 헌화에 이어 터키 전사자들의 넋을 달래기 위한 진혼곡이 연주되었고, 애국가와 터키국가가 연주돼 행사의 숭고함을 일깨워줬다.
터키군 장승천 전투 전적비의 제작은 국방부 문화정책과의 전적기념물 정비 지침에 따라 지난 8월부터 육군 5사단의 주관으로 추진되었으며, 6·25전쟁 당시 터키군의 전투 현장이자 현재의 5사단 작전지역인 내산리 장승내 일대에 배치되었다. 최병로 육군 5사단장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세계평화를 위해 용맹히 싸운 우리의 혈맹, 터키 용사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그 위훈을 후세에 전하고자 장승천 전투 전적비를 세웠다”며 그 취지를 밝혔다.
장승천 전투는 1951년 4월 22일부터 23일까지 현재의 5사단 작전지역에서 미 25사단에 배속된 터키군이 수행했던 성공적인 작전으로, 동막골을 흐르는 장승천을 인용하여 명명했다.
당시 터키군 여단은 현재의 경기도 연천의 대광리 남방에 위치한 ‘옛고개’로부터 ‘541고지’ 남동쪽와 ‘지장봉’ 북서쪽에 위치한 ‘425고지’에 이르는 지역에서, ‘옛고개’ 일대와 ‘425고지’ 일대 전투지경선을 따라 침투한 중공군의 측후방 공격과 퇴로차단에도 불구하고 축차적인 진지점령 및 예비대의 엄호 아래 지연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특히, ‘425고지’ 방어중대는 사방에서 공격하는 중공군의 포위망을 각개행동으로 돌파하였으며, ‘다라미고개’ 정상에 배치된 경계소대는 전멸하는 순간까지도 치열한 전투로 결정적인 임무를 완수함으로써 후방의 미군과 프랑스 및 필리핀군이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여 차후 반격작전이 가능하도록 기여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66명이 전사하고 105명이 실종되었으며 35명이 부상을 당했다. 미 25사단이 추계한 총 전과에 의하면 중공군 약 1,000여 명을 사살했고 2,000여 명에게 피해를 입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오르한 얄만 오칸(ORHAN YALMAN OKAN) 주한터키참사는 “선배 전우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해준 대한민국에 감사하다”며 “터키와 대한민국이 피를 나눈 형제의 나라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행사를 통해 터키와 한국간 우정이 더 돈독해진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육군 5사단은 장승천 전투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 현장이었던 ‘다라미고개’ 일대에, 전멸순간까지 치열한 전투로 결정적 임무를 완수했던 터키여단 1대대 1중대의 경계소대를 추모하기위한 순직표지석을 별도로 제작해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