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홍수조절댐 수몰예정지에 포함된 포천시 관인면 사정리 모래내 유적에서 2천년 전 마을 흔적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중앙문화재연구원(원장 조상기)과 문화재청은 명승으로 지정예고된 ‘포천 화적연(禾積淵)’에서 남쪽으로 500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을 조사한 결과 삼국시대로 본격 진입하기 이전인 이른바 원삼국시대(서력기원전후-300년)의 집터 29기와 관련 수혈유구(竪穴遺構. 구덩이) 13기로 구성된 마을 유적을 찾았다고 27일 밝혔다.
이들 집터는 이 무렵 한강 유역 일대를 중심으로 중부지방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특징인 평면 '凸(철)'자형으로 드러났다. 이런 집은 전면에 돌출한 출입구를 별도로 마련하고, 사람이 일상으로 거주하는 중심 건물은 네 모서리를 죽인 방형(方形)으로 평면을 배치한 모양이 마치 한자 凸자를 닮았다 해서 이렇게 부른다.
조사 결과 이들 집터와 구덩이에서는 목이 바깥으로 향해 크게 벌어진 항아리 형태인 외반구연옹(外反口椽甕)과 발(鉢. 바리), 시루, 그릇 뚜껑 등의 경질무문토기(硬質無文土器. 단단하며 무늬가 없는 그릇)와 목이 바깥으로 벌어진 작은 그릇인 외반구연호(外反口椽壺)를 비롯한 타날문토기(打捺文土器)가 출토됐다.
조사단은 “이번에 조사된 유적은 한탄강 수계에 속하는 경기북부 내륙지역의 원삼국시대 문화상을 밝힐 수 있는 주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한강 수계 경기도와 강원도 내륙지역에서 이 무렵 마을유적으로는 포천 군남댐 예정지와 화천 원천리와 거례리 등지에서 조사된 바 있다.
아울러 한탄강댐 건설이 명승 지정을 앞둔 화적연 일대 경관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논란과 맞물려 이번 모래내 유적 발굴과 함께 또 다른 불씨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