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면부지(生面不知)의 환자에게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조혈모 세포를 기증하며 나눔의 삶을 실천한 육군 부사관의 선행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육군 26사단 정찰대에서 부소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신재범 중사(27, 1988년생)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신 중사는 2009년 부대를 방문한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의 교육을 받고 조혈모세포 기증제도 및 우리 주위에 백혈병·재생불량성 빈혈 등 조혈모세포 이상으로 고통 받는 이웃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신 중사는 난치병으로 괴로운 삶을 사는 환자들에게 한줄기의 희망이라도 되고 싶다는 생각에 전우들과 함께 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로 등록했다.
그로부터 7년여의 시간이 지난 2015년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자신의 유전자 정보와 일치하는 백혈병 환자가 확인되었는데, 기증하겠냐"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해서는 환자와 기증자의 유전자형이 일치해야 하는데 그 확률이 20만분의 1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신 중사는 기적으로 생각하며,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기증 의사를 밝혔다.
일정 등을 협의한 후 신 중사는 '한 생명을 살리겠다'는 신념으로, 전화 통화 이후 조금이라도 건강한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해 자기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최정예 요원만이 근무하는 정찰대 요원이었지만 금주와 금연, 운동 등을 통해 건강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유전자 세부검사와 혈액검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았고, 9월초 10대 소녀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는데 성공했다.
26사단 신재범 중사는 "백혈병으로 상상하기 힘든 고통을 받고 있을 어린아이와 환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시린다"며 "조혈모세포 기증 기회가 생긴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수혈을 받은 소녀에게 건강하게 살아가길 간절히 기원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