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프랑스 극단 초록코끼리 인간의 기억과시간의 의미를 담은 야외극 <Wash! Wash!>
의정부국제음악극 축제 기간 중 10일과 11일 의정부 중앙로 등에서 펼쳐지는 거리극인 ‘워시 워시’(C‘est du propre!)는 빨랫감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만들어진 소리극으로 .2007년 세계적 야외극축제인 프랑스 ‘샬롱페스티벌’에 초청되어 철학적 깊이가 있는 내용과 관객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적극적인 표현양식으로 객석의 격찬을 받은 초록코끼리의 <Wash! Wash!>가 한국에서 초연된다. 이 작품은 이미 프랑스, 스페인, 영국, 벨기에뿐만 아니라 일본과 싱가폴 등 아시아에도 초청 공연하여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공연의 내용은 6명의 배우들은 각기 다른 용도의 수레를 끌고 등장해 널찍한 빨래터를 만든다. 이들은 한동안 어리둥절하여 당황하지만 곧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즐겁게 옷들을 세탁한다. 하지만 이 세탁물들은 단순히 더러워진 의복이 아니라 이 옷을 입었던 주인들의 기억들이 담겨있는, 시간과 기억이 살아있는 대상물이다. 그렇기에 세탁부들은 빨래를 하면서 옷 속의 기억들을 끄집어내게 되고, 그 기억들은 세탁부들에게 빙의되어 옷 주인의 즐겁거나, 슬픈 기억들이 재연된다.
어린 아기의 슬픈 이야기부터 현상수배 된 범죄자의 악행에 이르기까지 우리와 다른 것 같지만 다르지 않은 보편적 삶의 이야기들이 즐겁고 유쾌하며, 감동적으로 전개된다. 이 작품은 대사 없이 신체훈련이 잘된 배우들의 연기와 다양한 음향효과로 공연이 진행되기 때문에 언어의 어려움 없이 편하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작품을 만든 극단 초록코끼리는 지난 1982년 설립됐으며 연극과 소리라는 주제를 오가며 그 경계선상에 있는 작품을 선보였었다. 극예술과 음향 기술, 그리고 무대 세팅과 음향 세팅의 사이에서 새로운 관계들을 시도하는 이 단체는 무대 해프닝들(Stage Happenings), 걸어 다니는 공연(Walking Performances), 도시 풍경들(Urban Sceneries)처럼 가능한 한 다양하고 색다른 공간에서의 공연을 추구하고 있다.
2008-04-21 김동영기자 kdy@ujb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