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 전 경기도의회 의장이 지난 1월 14일 20여년간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을 전격 탈당해 의정부 지역정가에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동안 문희상 의원의 '정치적 아들'로 불리어지며 문 의원의 뒤를 이어 의정부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유력주자 중 한사람으로 손꼽혔던 김 전 의장이었기에, 그의 탈당은 실로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지역정가에서는 오는 4월 13일 치러질 제20대 총선에서 김 전 의장이 국민의당의 공천을 받아 문희상 의원의 지역구인 의정부(갑) 선거구에 출마할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김경호 전 의장은 지난 1995년 정치에 입문해 의정부 호원동을 기반으로 의정부시의회 2·3·4대 의원과 경기도의회 7·8대 의원에 당선됐으며, 경기북부 의원으로는 최초로 경기도의회 의장에 선출되어 의정부와 경기도 지역발전에 크게 이바지해 온 인물이다.
김 전 의장이 이처럼 지방의회 5선의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문희상 의원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문 의원 또한 의정부에서 초·중·고를 나온 김 전 의장의 조력이 5선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김경호 전 의장은 그의 '정치적 아버지'였던 문희상 의원과 결별하고 정적(政敵)의 길을 선택한 것일까?
그는 탈당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一問一答) 중 문희상 의원에 대한 서운함을 역력히 내비쳤다.
김 전 의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06년과 2014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시장출마를 위해 당내 경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10여일 넘게 단식투쟁을 하며 경선을 요청했으나 결국 받아드려지지 않았으며, 2014년도 지방선거에서는 문 의원이 김 전 의장을 포함, 당직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시장 경선을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안병용 시장을 단독 공천해 경선의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김 전 의장이 탈당 인사차 문 의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은게 내 철학"이라고 말해 인간적인 섭섭함을 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최근 문 의원과 김 전의장의 결별을 두고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김경호 전 의장의 이번 탈당이 문희상 의원의 노욕(老慾)때문이라는 풍문이 떠돌고 있다.
의정부를 대표하는 정치인인 문희상 의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으며, 노무현 정부에서는 청와대 비서실장과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5선 의원이다.
또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직후 당대표격인 비대위원장에 추대되어 당을 이끌었으며, 2014년에는 새정치연합이 내홍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또 다시 비대위원장에 선출되어 당을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했다.
이렇듯 그동안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 및 당에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활동해온 문 의원이 올해로 72세의 나이가 되었음에도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지않고 또 다시 총선 출마를 고집하는 것은 노욕(老慾)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문희상 의원은 얼마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처남 취업청탁' 사건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이다.
문 의원의 취업청탁 의혹은 처남 김모씨가 문 의원과 부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판결문을 통해 드러났다. 문 의원이 지난 2004년 고등학교 동문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미국에 거주하던 처남의 취업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청탁을 통해 미국 회사 '브릿지 웨어하우스 아이엔씨'에 취업했지만 실제로 근무하지 않으면서 2012년까지 미화 74만7000달러(약 8억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보수시민단체인 한겨레청년단은 "2004년 2월 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고 같은 해 5월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문 의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취업을 청탁했다"며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2014년 12월 문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현재 문 의원의 처남과 부인 및 조양호 회장을 소환해 조사를 마쳤으며, 취업청탁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문희상 의원을 상대로 서면조사서를 보내 답변서 및 수년간의 금융자료 등을 제출받아 검토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문 의원은 당 혁신위로 부터 험지출마 대상자에 포함되었으나, 이를 강력 거부하고 의정부(갑) 선거구 출마를 고집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김경호 전 의장이 '탈당'이라는 고육지계(苦肉之計)를 선택하게 했다.
이처럼 여러 구설에 휩쌓인 문희상 의원이 72세라는 고령의 나이에도 새롭게 구성된 김종인 위원장이 이끄는 선대위로 부터 공천 낙점을 받아 6선에 도전하게 될지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김경호 전 도의장이 항간에 떠돌고 있는 소문처럼 국민의당의 공천을 받아 문희상 의원과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의정부(갑) 선거구로 시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