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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호의 리얼토크 No.25

아직 푸른 잎이 왜 떨어지는가? 고 조남혁 도의원을 기리며

2015년 7월 3일 오전 10시, 하늘은 청명하고 따사로운 햇살아래 마치 조 의원의 손길처럼 솔솔 부는 바람이 온몸을 스치며 영결식장을 맴돌았다.


전혀 믿겨지지 않던 조남혁 도의원의 실종과 나흘 뒤 발견된 시신, 엉겹결에 장례를 치르고 오늘 이 아침 그 분의 영결식장에 와 멍하니 서있다는 것이 나 스스로가 황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조남혁 도의원.. 누군가는 내게 그렇게 물을 수 있다. 그분의 죽음을 왜 그토록 슬퍼하고 눈시울을 붉히느냐고. 아마 그렇게 묻는 분이 계시다면 그분은 마음속으로 조남혁 의원과 저 친구가 무슨 인연이 있길래 눈물을 흘리나 싶을 것이다.


조남혁 의원과 나의 인연은 14~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고 밝히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지만 지난 2002년 지방선거 당시 나는 전임 김문원 시장님의 지명을 받아 당시 소선거구제 시의원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다.
그때 민주당 상대 후보가 조남혁 의원으로 이 분은 한나라당에서 동 협의회장을 지내다 정치적 이념과 갈등에 의해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시의원에 도전한 분이었다.


나보다는 5살 연상의 포천 분으로 내 사회선배의 동창 친구로 자연스럽게 적대적 관계보다는 우호적 관계로 선거에서의 페어플레이(Fair Play)를 약속하고 그 약속을 깨끗하게 지켜주신 분이다.
선거 기간 내내 당시 임신 중이었던 나의 아내를 걱정해주고 아침마다 우리는 의정부역 서부광장에서 운동원들과 만나 서로 격려해주고 인사를 나누는 관계였다. 진심으로 서로가 당선되기를 바라며 선의의 경쟁을 한 아름다운(?) 선거를 치르게 되는 경험을 하게 해 준 분이다.


선거 운동 와중 나는 조 의원에게 약속했다.
훌륭한 조 후보님이 계시니 나는 딱 한번만 주민들에게 심판 받고 낙선하면 두 번 다시는 출마하지 않을테니 조 후보님이 당선되시면 내 몫까지 열심히 해달라고 말이다.


선거 결과는 우여곡절 끝에 한나라당에서 나까지 두 명의 후보가 나서게 되어 민주당에서 단독 출마한 조남혁 의원이 당선되었다.
나는 당시 진심으로 축하해드렸고 조 의원님이 마음에 담아두시건 안 담아두시건 난 유권자와 조 의원에게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당적활동을 접고 가장 강력한 라이벌에서 조 의원의 팬으로 14~15년을 살아오며 그 분과 두터운 정을 쌓아왔다.


기골이 장대한 풍채에 항상 미소년처럼 순박한 미소를 머금고 모두에게 겸허함과 겸손함을 보이며 책임감 있는 의정활동을 항상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여준 고 조남혁 의원...

 
이분은 불과 얼마 전 함께 저녁식사와 소주 한잔 곁들이며 처음으로 자신의 유년기 시절 이야기를 해줬다.
어려운 가정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에게 병아리를 사달라 해서 닭을 키워 양계를 해 소를 사고 그 소가 송아지를 낳아 몇 마리의 소가 늘어 축산을 하다 군대에 가고 그 소를 팔아 부모님께 농지를 만들어 준 이야기는 그 분의 평소 검소함이나 성실함에 비춰 의심할 여지가 없는 말이었다.


중국에 유학중인 아들자랑과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하는 딸 자당 등 우리사회 아빠들의 소소한 이야기로 꽃을 피우던 저녁식사 자리가 떠올라 한참을 울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조 의원이 그 늦은 밤 장암동 7호선 도봉차량기지창 인근 동부간선도로 서계지하차도 공사현장에 갔을까?
평소 강건한 체력과 두주불사의 애주가이지만 단 한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조 의원이기에 그 분이 실족사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항간에는 흉흉한 헛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6월 26일 밤 시청 공무원들과 공무상 저녁식사 후 8시 30분 먼저 가겠다고 나선 후 10시 30분 부인과 통화, 그 후 사라진 고 조남혁 의원... 그리고 그 분은 사흘간 소식이 없었다.


택시강도를 당했다는 설부터 별별 헛소문이 난무하던 중 서계지하차도 공사현장 배수로 6~7m 아래서 갈비뼈와 다리가 부러져 엎어진 상태로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은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 분의 시신이 발견된 6월 30일 오후 2시경 소식을 듣고 취재도구를 챙겨 한걸음에 달려간 현장, 그곳은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 위험한 곳이었다. 안전설비와 장치 안내판이 허술하기 짝이 없는 공사현장, 누가 봐도 급조된 것이 아닌가 의심이 갈만한 새것으로 접근금지를 알리는 설비들만 덩그렇게 놓여있고 공사장 인부들이 차량으로 플라스틱 방어벽을 열심히 설치하는 이 현장에서 조 의원은 싸늘한 주검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왜 공무상 저녁자리라고 말하는가? 라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그 날 저녁자리는 동부간선도로 확장공사로 도비, 국비, 시비 예산을 다 써 시민의 민원으로 만들게 된 서계지하차도가 예산이 없어 공사가 중단 된 것을 다시 재개하기위해 시 예산을 다루는 부서의 관계공무원들과 경기도의회 도시환경분과위원인 조남혁 의원이 예산에 대한 확보방안을 논의한 자리였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아는 조남혁 의원의 책임감이라면 필히 현장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했을 것이고 경찰이 확인한 폐쇄회로에는 공무원들과 헤어져 의정부3동 방향으로 걸어가던 조 의원이 방향을 바꾸어 사고현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되었고 이 사실은 모든 사람이 의문시 했던 8시 40분부터 부인과 마지막 통화를 한 10시30분까지 두시간의 행적에 대한 해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즉, 의정부시가 지방채 100억을 발행하면서까지 고심하는 공사비 확보를 위한 자신의 역할과 예산확보에 기대를 거는 의정부시에 대한 책임감이 집으로 걸어가던 그 분의 발걸음을 돌리게 한 것이라 확신한다.
민원인들의 민원을 메모하는 조남혁 의원의 습관을 역추적하면 반드시 이러한 확신이 입증될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소탈하고 겸손하며 항상 웃는 모습의 조남혁 도의원, 대한민국 최고의 학부를 나오고 최고의 명문가 출신들도 갖추고 있지 못한 품격을 갖췄지만 순박했던 조 의원.. 그가 20여년 넘게 자전거로 누비고 다닌 지역구의 주민들은 너무나 슬퍼 한다 그의 죽음을. 그와 함께 지역정치를 한 동료들은 너무나 아파한다 그의 떠남을.

 
이것이 하늘의 뜻이라면 미려한 소처럼 책임감 강한 조남혁 의원은 경기도 재정 악화 속에 의정부 백석천 예산 등 산적한 도의회 예산 확보 전쟁 틈에 확보하기 힘든 예산을 위해 몸으로 그 책임을 다 한 것이 아닌가 억지스런 생각을 해본다.


의정부시와 경기도에 말하고 싶다. 이 분의 죽음은 의정부시와 경기도의 불행이며 서계지하차도 완공시에는 반드시 이분의 추모비가 세워져야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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