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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힘을 빼야 할 때



 


이국진 신흥대학 외래교수


 






 평일 골프 파문으로 군의관 21명이 구속된 가운데, 창군 이래 최대 규모의 군간부 구속 사태설이 제기되고 있어 연일 매스컴에선 시끄럽다.




 평소엔 골프 애호가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다가, 시국이 어지러울 때마다 시한폭탄이 되고 있는 애물단지(?) 골프지만, 모든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난 골프만을 놓고 보면, 그 안에서 인생을 발견할 수 있다.




 골프를 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힘 빼기’다. 골프는 속도로 공을 멀리 보내는 운동인데 근력과 속도는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초보자일수록 혹은 골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사람일수록 경쟁심과 과욕 때문에 온 힘을 다해 공을 치지만, 실력은 늘지 않는 악순환을 거듭한다.




 골프뿐만 아니라 언뜻 힘이 장사면 챔피언이 될 것 같은 씨름이나 역도와 같은 운동 역시 힘으로만 하는 운동은 아니다. 요는 운동 종목의 특성과 힘의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힘을 빼고 상황을, 사물을 유연하게 바라보고 대처할 때 더 큰 해답과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 힘을 빼야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원리는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찾아볼 수 있다.




 리더십도 변하지 않았던가? ‘힘있는 카리스마’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 ‘섬기는 카리스마’가 리더십의 덕목이 되었다.




 얼마 전 김수환 추기경이 떠나신 후 억압받고 벼랑 끝에 있는 이들이나, 낮은 곳에 있는 이들에게 얼마나 자애로운 하느님이며 아버지 역할을 하셨는지 그분의 삶을 재조명할 수 있었다.




 자신을 낮추고, 언제나 당하는 이들 편에 서서 정의를 실천하셨으며, 많은 이들의 입장을 듣고 평화적으로 해결을 유도하셨다. 자신의 위치에 합당한 권위나 힘을 내세우는 대신 유머와 사랑으로 모든 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주시고 위로하셨다.




 그랬기에 온 국민이 그를 잃음에 애통해하고, 그가 남기고 간 사랑을 실천하려는 움직임이 사람들 사이에서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끝없는 경쟁속에서 최고만이 인정받고 살아남는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모든 일에 이기기 위해, 최고가 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전력질주한다.


 그러나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 과정과 의미를 무시하고,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무조건 최선만을 다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자신의 성향과 능력에 대한 정확한 인식없이 세상의 논리와 요구에 따라 열심히 달렸으나 남는 건 스트레스와 패배감뿐이라면,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능력에 맞게 힘을 배열할 때이다. 그래야 결승점까지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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