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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윤종순 의정부보훈지청 보훈도우미


제가 보훈도우미 생활을 한지가 벌써 4년이 되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근무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어르신들을 모시다 보니 가족 같은 마음으로 정이 들어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게 되었습니다.


보훈도우미 생활동안 가장 기억에 남고, 또 2년을 넘게 모셨던 신근섭 어르신이 생각납니다. 월남전에 하사관으로 참전하셨다가 다친 상이 1급 대상자 셨습니다. 성격이 괴팍하여 툭하면 지청으로 전화한다는 얘기를 듣고 들어간 터라 긴장이 되었습니다. 장가 안간 아들이 모시고 있었으며 하반신이 마비되어 휠체어에 앉아 지내야만 했고 할머니는 뇌졸중으로 거동을 전혀 못하는 와상환자였습니다. 집안청소와 간병, 빨래, 식사수발 등 오전을 쉴 틈 없이 일하고 나와야 되는 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갈등도 많았습니다. 자원봉사 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자존심이 무너지는 기분과 내가 이 일을 끝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자신의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누워만 지내는 할머니를 더 많이 생각하는 모습이 제가 보기에 너무 안쓰러워 저절로 어르신이 드시기 좋게 토마토 주스도 갈아 드리고 할머니 몸도 닦아 드리며 산책도 시켜드리게 되었습니다.


진심은 통하는지 “도우미 아줌마가 내 딸 보다 낫다”, “멀리 있는 자식이 뭔 소용이냐!” 하시며 고마워 하셨습니다.


두 내외가 아파 누워 계시면 아들이 장가 못갈까 봐 결국 두 분은 눈물을 머금고 요양원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요양원가서도 안부 전화 드리니 목맨 목소리로 “보고 싶어요!”라고 할 때 가슴이 찡했습니다.


보훈도우미와 대상자와의 관계는 누가 누구에게 일방적으로 베푸는 관계가 아니라 둘이 함께 대화하고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삶을 통해 나 자신이 더 많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라 느껴집니다.


어르신들이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그리고 그 행복한 웃음 곁에 항상 제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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