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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진교수-동화의 포스트모더니즘

동화의 포스트모더니즘




 종종 위인은 위대한 업적으로 인해 완벽하고 절대적 인물로 승화되어 신화적 존재가 되곤 한다. 사람들은 그들을 떠올리면서 고달픈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위안과 삶의 동력으로 삼는다. 대부분 위대한 사람들의 약점과 콤플렉스와 이율배반적인 모습은 가려져 있다가 가끔씩 세상에 실체가 드러나서 새롭게 인식되기도 한다.




얼마전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이 사실은 아이들을 몹시도 싫어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그와 그가 쓴 동화에 대해 새롭게 조명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안데르센의 대표작 ‘백설공주’의 원본은 우리가 아는 내용과는 다르다. 원작은 엽기적이고 발칙한 상상력으로 쓴 어른 동화였는데, 19세기 산업혁명시절 유럽에서 많은 어린이들에게 ‘착하고 순종하며 열심히 살아가면 복을 받을 수 있다’는 교육용 어린이 동화로 탈바꿈된 것으로 보인다. 동화는 자아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세상을 향한 첫 대면이어서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과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준다.




유년시절 대부분의 여자 아이들은 백설공주나 신데렐라를 읽고 그녀들을 동경하고 동일시하며 여성성을 키워간다.


많은 여성들은 일찍이 ‘백설공주는 동화’일 뿐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의 능력과 경쟁력을 키우며 커리어우먼으로, 혹은 사회의 각 분야에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여성들은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의식 상태에서 사회적 생산자로 접어들었을때도 여전히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 자신의 신분을 상승시켜 주리라는 환상을 품다가 뒤늦게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지만, 아무런 사회적 적응능력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에 무수리로 살아가야하는 자신의 처지에 회한과 후회를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분상승을 꿈꾸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요즘은 거꾸로 온달왕자 콤플렉스에 걸린 남성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신데렐라 콤플렉스는 어린 시절 동화 속 공주와 동일시하며 이상적인 모델로 삼으며 자라온 이유가 큰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안데르센의 동화가 발표된지 200년이 지난 21세기에도 여전히 아이들에게 읽히고 있어서 공주로 사는 것이 최상의 목표라는 왜곡된 가치관을 가질까 우려된다.




애니메이션 영화 슈렉은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인간상을 제시하고 있어 21세기의 새로운 동화의 지평을 열었다.


못생기고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는 괴물 슈렉은 주인공들이 사는 성 밖 늪지대에서 혼자 사는 주변적 인물이다. 슈렉은 우여곡절 끝에 성 안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피오나공주와 사랑에 빠진다. 피오나 공주는 슈렉을 택하면 아름다운 얼굴을 잃고 뚱뚱하고 못생긴 얼굴로 평생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피오나는 예쁘고 날씬한 모습을 포기하고 당당하게 슈렉을 선택해 성밖 늪지대에서 살아가게 된다는 이야기다.




영화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 속 예쁘고 잘생긴 주인공들과는 달리 못생긴 괴물인데다가 그들이 사는 터전은 화려한 성 안이 아니라 더럽고 쓸모없는 장소라는 점에서 우리의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 속 기존질서와 지배 이데올로기를 통렬하게 위반하고 비틀고 해체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애니메이션과 큰 대조를 이룬다.




성안에 갇히면 주류에 동참하기 위해 일렬로 줄을 서는 것이 최고의 ‘선’이 되고 있어 온갖 관념과 질서를 따르느라 정작 자신의 참모습을 잃어버릴 수 있지만, 성밖은 자유로와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영위하며 진정한 자아찾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주제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수백년동안 근대에나 맞는 동화 속에 갇혀있는 어린이들에게 비로소 삶의 진정성과 주체적 자아, 그리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가려는 능동적 자의식을 보여주는 동화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의 동화들 속에서 또 다른 피오나와 슈렉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이국진 신흥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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