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문화재단이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소재로 한 대형 창작 뮤지컬 「시작, The Beginning」(가제) 제작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재단은 지난달 26일 의정부시청 태조홀에서 제작 발표회를 열고 작품의 기획 의도와 주요 콘셉트를 공개했다.
이번 작품은 단순한 지역 홍보성 공연을 넘어, '의정부(議政府)'라는 지명의 탄생 배경과 그 안에 담긴 국가 설계의 고민을 본격적으로 다루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의정부시는 오랫동안 군사도시 이미지와 '부대찌개'라는 상징으로 대중에게 각인돼 왔다. 그러나 재단은 이번 작품을 통해 도시 이름의 기원이 되는 역사적 장면을 재조명하겠다는 구상이다.
작품이 주목한 시점은 이성계가 환궁 전 이 지역에 머물며 국가의 기틀을 고민했던 이른바 '결정적 시간'이다. 조선 최고 의결기구인 '의정부'의 명칭이 지역 이름으로 남게 된 배경에는 단순한 행차의 기록을 넘어, 새로운 국가 시스템을 설계하려는 정치적 고뇌가 자리한다는 해석이다.
발표회 브리핑을 맡은 극단 시와별 측은 "의정부는 조선의 설계도가 그려진 공간"이라며 "도시의 이름을 내건 작품인 만큼 서사 완성도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역사적 사건의 재현보다 인물의 감정선에 방점을 둔다.
작품은 기록 속에 고정된 역사를 재현하기보다,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감정과 인간적 고뇌를 조명하는 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
태조 이성계는 나라를 세웠지만 아들을 잃어야 했던 '아버지의 비애'를, 태종 이방원은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칼을 들어야 했던 '고독한 군주'의 고뇌를 연기한다. 여기에 정도전과 무학대사가 등장해 국가 체제 설계와 권력 구도의 긴장감을 더한다.
제작진은 "600년 전 이 땅에서 벌어졌을 법한 심리적 충돌과 정치적 선택의 순간을 현대적 음악과 연출로 풀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회는 이성계의 묘호를 딴 '태조홀'에서 열려 상징성을 더했다. 재단은 제작 과정을 단계적으로 공개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이를 지역 대표 문화 콘텐츠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재단 측은 "의정부만의 독보적인 역사 콘텐츠를 기반으로 외부 관광객 유입까지 이어지는 문화 브랜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은 "지역의 역사적 뿌리를 대중적인 장르로 풀어낸 시도가 신선하다"며 "의정부 이야기가 전국 단위 문화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뮤지컬 「시작, The Beginning」은 이번 발표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제작과 연습에 들어간다. 초연은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으며, 캐스팅과 세부 공연 일정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의정부의 역사적 서사를 지속 가능한 문화 자산으로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