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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

무소불위(無所不爲) 권한 쥔 조합장 선거...혼탁선거 양상

조합 내 영향력 있는 특정조합원에게만 명절선물 지급…조합원간 ‘차별 논란’ 대두

오는 3월11일 치러질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선거와 관련한 위반사례가 적발되고 있어 혼탁선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농협, 축협, 수협, 산림조합 등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의 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및 정보 등을 제공하여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향상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설립된 협동조합을 이끌 조합장을 선출하면서 여러 가지 사회적‧제도적 진통을 겪고 있다.

조합장선거, 전국적으로 동시에 치르게 된 이유?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2월25일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후보등록 마감 결과 전국에서 1326명의 농협·축협·산림조합장을 뽑는 이번 선거에 총 3522명이 후보로 등록했으며, 조합별로는 농협 3036명, 축협 205명, 산림조합 281명의 후보가 등록함으로써 평균 경쟁률 2.7대1을 기록했다. 이번 동시선거는 농·축협 1115곳, 산림조합 129곳, 수협 82곳 등 총 1326곳에서 치러진다.

그동안 개별 조합법에 근거해 선거관리위원회가 2005년부터 위탁받아 시행해왔던 조합장선거에서도 불법적 금품수수가 근절되지 않는 등 공정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이에 각 조합법을 비롯한 개별 법률에서 다르게 규정하고 있는 선거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통일성 있게 규율하여 공공단체 등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선거의 공정성이 확보되도록 하려는 취지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 2014년 6월11일에 제정되었으며, 그 첫 선거가 3월11일에 실시된다.

조합장, 어떠한 권한과 혜택이 있기에 선거에 ‘열’ 올리나?

조합장의 임기는 4년이며, 지역조합을 대표해 업무를 집행한다.

그러나 농협·축협·산림조합 등 협동조합을 이끄는 조합장에게는 그야말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한이 주어진다. 조합장은 조합을 대표하는 각종 권한 행사와 함께 직원 임용과 승진 등 인사권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조합장은 상근직으로 고액 연봉이 주어지는 데, 경기북부 관내 조합장의 연봉을 살펴보면 영업지역 및 사업규모가 여타의 조합보다 크고 방대한 의정부에 본점을 둔 A축협의 경우 1억7000여만원 가량이 지급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대다수의 조합장들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는 고액 연봉을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천만원에 이르는 판공비 및 조합원과 관련된 수십억원의 교육지원사업비 등을 집행할 수 있는 권한도 주어진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생산 차량 중 최고가를 자랑하는 에쿠스, 제네시스 등 국회의원급에 해당하는 고급차량지원과 운전기사가 배정되는 등 일반조합원과의 괴리감을 촉발시키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의정부농협 조합장 후보로 나선 김양중 후보의 경우 '조합원이 조합장이다'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에쿠스와 10억원 상당의 골프회원권을 확실히 돌려 드리겠습니다"며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교육지원사업비 명목 금품‧선물지급 행위, 기부행위인가? 아닌가?

경기북부 관내 일부 조합이 지난 설 명절을 맞이해 조합원들에게 선물을 지급한 행위가 '기부행위로 선거법위반에 해당하는가?'에 대한 갑논을박(甲論乙駁)이 벌어지고 있어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내 일부 조합이 설 명절을 맞아 전체 조합원 또는 일부 특정조합원에게 '사은품'을 지급한 행위와 관련해 선관위에 제보가 잇따라 해당 선관위가 선거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직선거법의 경우 후보자의 기부행위를 일체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새로 제정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33조(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행위)에 따르면 △직무상 기관·단체·시설이 자체사업계획과 예산에 따라 의례적인 금전·물품을 그 기관·단체·시설의 명의로 제공하는 행위(포상을 포함하되, 화환·화분을 제공하는 행위는 제외한다.) △위탁단체가 해당 법령이나 정관 등에 따른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에 따라 집행하는 금전·물품을 그 위탁단체의 명의로 제공하는 행위 등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동법 제35조(기부행위제한)에 따르면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 후보자가 속한 기관·단체·시설은 기부행위제한기간 중 기부행위를 할 수 없으며, △누구든지 기부행위제한기간 중 해당 위탁선거에 관하여 후보자를 위하여 기부행위를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

이 경우 후보자의 명의를 밝혀 기부행위를 하거나 후보자가 기부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부행위를 하는 것은 해당 위탁선거에 관하여 후보자를 위한 기부행위로 보고 있어 전체 조합원 또는 일부 조합원에 대해 '명절맞이 사은품 증정'이 본래의 사업목적으로 사용되었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

임원 등 ‘특정조합원’에게만 선물지급, 교육혜택 주어져…조합원 간 ‘차별문제’ 대두

선거를 앞두고 설 명절을 맞아 전체 조합원 혹은 특정조합원(전‧현직 임원, 대의원)만을 대상으로 사은품 또는 선물 등을 지급해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조합들이 사용한 '교육지원사업비'의 적용대상 주체가 불분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의정부에 본점을 두고 있는 A축협 경우 명절 전 대의원 및 이사, 축산계장 등 전‧현직 조합 임원을 상대로 5만원 상당의 '수제햄 세트' 약300여개(총사용비용 1500만원 가량 추정)를 지급했다. 예산집행 항목은 '축산선도리더 사은품 비용'으로 지정되어 있으나 '축산선도리더' 선정에 대한 기준은 전무한 상태였다.

해당 조합 관계자는 '축산선도리더' 선정기준과 관련해 "전‧현직 이사, 대의원, 축산계장 등 임원들이 대상이며, 지금까지 관례적으로 년2회(추석, 설)에 걸쳐 지급해 왔다"고 밝혔다. 덧붙여 "선거가 임박해 구설에 오를 수 있어 선관위에 질의한 결과,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해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이 소식을 접한 축산업에 종사하는 일반조합원 A씨는 "전‧현직 임원에게만 사은품을 지급하는 예산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말한 후 "전‧현직 임원들이 축산선도리더라는 근거는 어디에 있으며, 조합원을 차별을 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따져보겠다"며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또한 양주시 양주동에 본점을 두고 있는 B농협의 경우 교육비 명목으로 조합원들 60여 명을 관광버스 두 대에 나눠 태우고 조합원 교육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에 멸치세트를 제공한 사실이 알려져 선관위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조합 역시 교육대상자 선정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특정 조합원에게만 교육의 혜택이 주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덕정동에 본점을 두고 있는 C농협의 경우 직무상 행위로 인정되는 명절선물(농협상품권)을 조합원들에게 배부하면서 조합장 명의가 들어간 안내서신을 첨부해 경찰이 선거법 위반여부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반면 의정부농협 등 일부 조합의 경우는 선거를 앞두고 기부행위 등 선거법위반 논란을 배제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일체의 선물을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의 문제점

이번 조합장선거는 그동안 '그들만의 리그' 또는 '돈 선거'였다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가 강제로 농·축·수협 등에서 위탁을 받아 치르는 전국동시선거로 바뀌었다.

하지만 국회의원 및 지방선거 등 공직선거와 달리 선거운동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선거법상 선거운동은 △선거공보 △선거벽보 △어깨띠 윗옷 소품 △전화·문자메시지 이용 △정보통신망(전자우편, 문자, 음성, 화상, 동영상 등) 이용 △명함배부 등 6가지만 허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조합장 후보 본인만이 선거 운동을 할 수 있으며, 조합원 개별 방문마저 금지되어 있어 사실상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유일한 선거운동 방법이 되고 있다. 유권자가 후보자의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은 선관위가 발송하는 투표안내문과 선거공보가 전부인 셈이다. 이로 인해 현직 조합장에게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현직 조합장의 경우 이사회, 대의원회의, 총회 등을 통해 조합 내에서 영향력이 있는 조합원들과 상시적인 '스킨쉽'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반조합원들과는 좌담회를 통해 만남을 지속하고 있어 유권자인 조합원들에게 자신을 '어필'할 기회가 그만큼 많아 선거 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양주의 한 농협의 경우 8선(32년 재직)의 조합장이 있는가 하면, 대다수 조합장들이 다선을 기록하고 있어 이를 방증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는 바, 조합장선거와 관련해 명확한 법적 기준을 마련해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 탄생된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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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 균형 발전 가로막는 미군공여구역…정부 해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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